지난 두 번의 기록적인 폭설로 불편함을 겪으시는 분들이 많으신 줄 압니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추위와 싸워야 했던 분들, 치워도 치워도 끝없이 내리는 눈을 원망스럽게 한탄했던 분들, 빙판길에서 위험한 순간을 경험했던 분들, 하루 벌어 하루 살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힘들어 하시는 분들, 모두 사정도 상황도 딱하고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눈이 이렇게 까지 많이 내릴 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쉼 없이 내리는 눈으로 맞으며 제설작업을 했는데 또 내리는 눈 앞에 제가 한 일은 흔적도 없는 것 같이 덮혀졌습니다. 지금도 손목이 얼얼합니다.
백설공주 동화 속 배경 같이 아름답고 소리 없는 하얀 눈이 조용히 며칠 내렸더니 21세기 초일류강대국 미국의 심장부가 마비될 정도로 위력적이었 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자랑하고 뽐내는 과학 문명의 온갖 이기(利器)속에서 자연의 힘을 손목의 뻐근함과 온갖 근육통으로 체험하며 인생의 무능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결국 인간의 무지, 무능함 입니다. 우리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닙니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평안했다면,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앞으로 우리 앞에 어둡고 캄캄함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하나님의 은혜는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맑은 공기처럼 그 어두움을 지나갈 때 절박하고 간절합니다. 한 순간도 어느 평범한 단 한 날도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숨 쉴 수조차 없는데 우리는 그런 사실을 쉽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곤고한 날을 통해 우리가 창조주를 기억하게 되며, 결국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은 감사와 겸손으로 우리를 두르는 것 외에 달리 처할 도리가 없다 생각합니다.
심술궂은 잿빛 하늘에서 어쩌면 그리 하얀 떡가루를 그리 많이 뿌리더니 이제는 햇볕이 나서 그 많은 눈을 조금씩 녹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불안과 곤고함과 두려움이 주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태양처럼 환하게 밝게 녹아지고 변화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