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고향의 봄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아래와 같은 시 한편 소개합니다.
노란 빛 투명한 따사로운 주일 오후, 들녘으로 나왔습니다.
바퀴를 달려 스치는 시골의 봄내음은 미나리와 냉이가 향긋한 된장 냄 같고,
해질 무렵 오랜만에 고향 찾은 아들을 반기는 어머님의 솜씨 그리운 저녁상 대하는 것 같습니다.
술내음에 취하듯 봄향기에 취한 나는 모든 신경을 동원하여 봄을 느끼려하고,
한쪽 켠 작은 가슴은 봄이 잡혀질 듯, 노오란 계절의 아름다움이 만져질 듯 합니다.
검붉은 밭에 초록빛 진한 채소들이 사열하듯 정돈되어 우리를 맞이 합니다.
멀리 보이는 배밭으로 눈만큼이나 하얀 이화(梨花)가 정오의 빛을 가득 품어 우리에게 세례를 베풀 듯 눈부십니다.
눈없이도 볼 수 있을 것 같고, 코 없이도 냄새 맡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분이 하신 일이 그렇습니다.
천지 지으신 후 아름다움에 감동하신 당신처럼 내 속에 두신
당신의 형상으로 당신의 감동을 엿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돌아올 무렵 작은 시골 교회도 들렸습니다.
하늘의 구름은 빛에 가리워지고 바퀴는 봄을 뒤로하고 구릅니다.
오늘은 무지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어느 봄날에 이기환